다른 종목보다 실력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게 주짓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흰띠이신 분들은 2개월, 3개월 배웠는데 여전히 어렵고 기술을 잘 구사하지 못합니다. 그런 분들을 위한 팁부터 그 이상의 수련기간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화이트벨트땐 기본에 충실하세요
인스타나 유튜브를 보면 화려한 기술들이 눈에 띄는데요 다 필요 없습니다.
클로즈가드, 오픈가드, 하프가드, 사이드, 마운트를 잡았을 때, 잡혔을 때 각각 2개씩만 기술 익히세요. 많은 기술보다 적은 기술의 높은 숙련도가 더 중요한 법입니다.
흔히 주짓수는 모르면 당하는 종목이라고 하지만 비슷한 실력에서는 모르는 기술이라 해도 쉽게 당하지 않습니다. 기본 가드들에서 패스 2개, 스윕 2개 이런 식으로 각 포지션에선 탈출 2개, 더 유리한 포지션으로 변환을 익히세요. 마운트의 경우 탈출만 우선 익히시면 됩니다.
2개라고 해놓은 것은 A가 안되었을 때 B를 시도하라는 뜻입니다. 가능하면 이지선다가 가능한 기술들을 익히는 게 좋습니다. 오픈가드 패스의 경우 니 슬라이드패스-X패스-레그드래그가 서로 연동이 됩니다. 니 슬라이드 하다가 막힐 거 같으면 X패스해도 되고 레그드래그로 가도 되는 거죠. 니 슬라이드랑 더블언더 이런 식으로 해도 물론 나쁘진 않지만 이지선다가 없으니 상대를 압박하는데 조금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지선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자신 있는 기술을 연습하는것입니다. 자신 있는 기술을 뒤로하고 이지선다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굳이 다른 기술을 익힐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 있는 기술을 먼저 숙련하도록 하세요.
기술 연습은 얼마나
그래서 얼마나 몇 개를 해야 하냐? 수업 끝나고 1~2개입니다. 1개가 모자라다고 생각하면 2개를 하시면 되는데 그 이상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횟수는 자유롭게 하시되 너무 지치지 않게 기술을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는 정도가 좋습니다. 10회까지 할 수 있다면 10회나 9회 정도 하시고 상대와 교대하세요.
시간은 10~15분 정도 추천드립니다. 이미 수업을 다 마친 뒤라 많이 지쳐있을 겁니다. 연습시간이 길다고 무조건 더 좋지는 않습니다. 가령 100이라는 숙련도에 도달하기 위해 하루에 10분씩 10일이 걸린다 했을 때 20분씩 한다고 5일 만에 되지는 않습니다. 보통의 경우 20분씩 한다면 6~7일 정도 소요됩니다.
결국 20분씩 하는 게 더 빠르지 않냐 할 수 있지만 투자한 시간 대비 효율이 좋지 않습니다. 욕심 있으시다면 물론 더 하시면 좋지만 나머지 시간은 아래에 적겠지만 체력 훈련이나 스파링에 투자하시면 더 좋습니다.
기본가드 안 쓰고 데라히바만 쓰는데?
체육관에서 관원들이 데라히바 같은 기본가드가 아닌 기술들만 쓴다면 그에 대한 대응은 익혀야 하는 게 맞습니다. 기본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당장 막힌다면 그것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대신 이때는 1가지만 익히세요. 데라히바 가드 패스 1개만 익히면 충분합니다. 사실 요즘에 와서는 데라히바도 거의 기본가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술만큼 중요한 체력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카이오 테라입니다. 기술을 정말 중요시하고 엄청 강조하죠. 하지만 카이오 테라조차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카이오 테라가 웨이트를 하지 않는다고 알고 계신데, 굉장히 열심히 합니다. 저 또한 카이오가 웨이트 하지 않는 걸로 알아서 (사실 다른 사람들이 다들 그러니까 당연히 안 하는 줄...) 기술에만 시간을 할애했었습니다.
저보다 높은 단계에 계신 분들이 저를 보며 피드백해주시면 10번 중 9번은 "웨이트만 하면 진짜 잘하겠다"였습니다. 제가 얼마나 기술에 투자를 했는지 대충 감이 오실 거라 예상됩니다. 진짜 기술에만 투자한 결과 기술은 좋지만 힘이 부족해 기술의 성공률이 낮아졌습니다.
저는 기술에 대한 비유를 쉽게 하기 위해 데드리프트에 비유합니다. 같은 무게의 바벨을 들더라도 기술 없이 힘으로만 들면 100의 힘이 필요하지만 기술적으로 들게 된다면 80 어쩌면 50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기술이란 힘의 효율을 높이기 위함이고 내가 50의 힘으로 100의 효율을 내더라도 상대방이 120의 힘으로 대응한다면 당연히 기술의 성공을 어렵겠죠.
부디 위의 예시를 이해하셨길 바랍니다. 그러나 전 여전히 기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웨이트를 등한시할 만큼 기술에 모든 투자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죠.
추천하는 운동
맨몸운동을 추천합니다. 자신의 몸을 통제하는 것부터 시작하시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추천드리는 운동은
배밀기 200회, 점프 스쿼트 100회를 첫 목표로 하시고 달성하시면 풀업을 더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이후 실력이 늘면 저항을 추가하시면 되는데 배밀기와 점프스쿼트는 그대로 맨몸으로 하시고 한 손 팔 굽혀 펴기와 한 다리 스쿼트를 추천드립니다.
한 손 팔 굽혀 펴기는 상대를 밀어내는 힘을, 한 다리 스쿼트는 단순히 다리힘을 떠나 무릎과 골반 안정에 좋아 밸런스 향상으로 테이크다운이나 스윕에 잘 당하지 않게 해 줍니다. 맨데스가 추천하는 운동으로는 메디신볼을 짚고 팔 굽혀 펴기 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불안정한 메디신볼의 중심을 잡으려 자연스럽게 밸런스가 좋아진다고 하네요. 해보진 않아서 어떤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세계챔피언이 추천하는 운동이면 분명 효과적이겠죠.
외부 웨이트를 이용할 경우 데드리프트와 케틀벨 스윙을 가장 추천드립니다. 그 외에 운동은 본인 취향껏 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블루 이상도 도움 되는 팁
스파링 중에 어떤 기술에 대응하지 못했거나 찬스가 온 것 같은데 잘 모를 때가 분명 있었을 겁니다. 그걸 모두 다 기억하는 분 거의 없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스파링을 촬영하는 겁니다. 이후 운동 끝나고 스파링 영상을 여러 번 돌려보며 나도 모르는 습관들을 캐치하고 스스로에게 피드백을 하시면 자연스럽게 필요한 수련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한 번만 보면 안 됩니다. 반드시 여러 번 반복해서 보세요.
습관은 고쳐나가고 기술에 대한 궁금증은 해당 스파링 영상을 보여주면 더욱 정확하게 지도자 or 선배들이 도와줄 수 있습니다. 딱 한 달 뒤에 처음 찍었던 스파링 영상을 봐보세요. 한 달밖에 안되었는데 눈부시게 성장해 있을 겁니다. 뭘 연습해야 할지 모르고 이것저것 익히는 것보다 내게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익혀나가는 것... 결과는 안 봐도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가르쳐보세요. 이 방법은 운동뿐 아니라 공부에도 적용이 되는데요. 누군가를 가르치다 보면 이미 아는 기술을 더 디테일하게 다시 한번 배울 수 있으며 가르치는 과정에서 새롭게 깨닫는 경우도 자주 생깁니다. 뿐만 아니라 가르치다 보면 엉뚱한 질문들을 받아보기도 하는데 그냥 넘기지 마시고 그런 엉뚱한 질문을 제대로 답변할 수 있도록 점점 발전해 나가시면 좋습니다.
여기서 엉뚱한 질문이란 클로즈 가드 잡혔는데 상대가 팔꿈치로 누르면 어떻게 하죠? 같은 질문들입니다. 때론 이런 엉뚱한 질문들 중에 핵심을 찌르는 경우가 생기고 이런 부분들이 모이고 모여 더 좋은 티칭능력과 다양한 상황에서의 변수를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게 고수가 초보에게만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초보가 왕초보를 가르치는 것 또한 가능한 부분이니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자신이 아는 것 내에서 최선을 다해 가르쳐주시고 잘 모르겠으면 공부해서라도 가르쳐주시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됩니다. 내가 배우고자 하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정확하게 가르쳐 줘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력이 더 좋아집니다. 직접 해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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